나의 가장 오래된 곳에 서린 문장이 있다.
그녀는 아주 자주 이 곳에서의 생이 지겹다는 말을 했다.
나는 그녀가 슬퍼할 때보다 지겨워할 때 더 괴로워졌다.
그녀의 표정이 떠오르면 나는 당장에라도 사라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.
이따금씩 나는
어쩌면 내가 조금 남아있던 그녀의 생애를 대신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.
그러면 나는 조금은 덜 지겹기 위한 나만의 집요한 투쟁을 이어가는 것이다.
어쩌면 삶은 새로운 판로의 개척이 아니라
충실한 예언의 실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