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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없이 가벼운 삶
이름이 멎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다.
나는 본질에 가까워본 적이 있었던가.
끝없이 표면 위에서만 미끄러지는 삶. 나는 속으로, 안으로 영영 가 닿지가 않는다.
최승자 시인의 어느 시에서처럼, 내가 살아있다는 것은 영원한 루머에 불과한 것인가.
웃음과 기침을 혼동하고, 비명과 환호를 혼동하는 사이에 어떤 이의 고해도 농담처럼.
아무것도 도통 알 수가 없는 시간이 되면
결국 나는 고개를
푹
숙이고
사실은 모두 거품덩어리이고 메아리일 뿐인
스스로의 삶을 납득해내야만 한다.
네번째 곡, '농담'
말하자면 우리는 일종의 연인
구원같아보이는 유희의 한 종류
말하자면 나는 일종의 단편
결말을 향해 달리는 마침표 같은 거
흩어지는 웃음 사이로
사라지는 아름다운 것들
말하자면 이건 일종의 질서
어제로부터 날아온 예언같은 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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